요란한 무대 분장과 매력적인 하드록으로 대표되는 키스(Kiss)는 70년대 미국 10대들의 우상이었다. 비정상적으로 현란한 의상과 야단스러운 분장뿐만 아니라 드라이 아이스, 연기 폭탄, 다양한 조명 세팅, 불을 뿜어내는 무대 쇼, 피까지 흩뿌리는 등 온갖 상상력을 동원한 독특하고 파격적인 무대는 키스 마니아들을 탄생시켰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다른 아티스트들에게도 영향을 끼쳤다. 비록 10대 팬들은 키스의 음악보다는 그들의 치장에 더 매료되었지만 매끄러운 연주와 강력한 하드록, 고성의 기타가 뒷받침된 발라드, 통상적인 멜로디, 마음을 사로잡는 현악 편곡 등이 적절하게 조화된 이들의 음악은 사실상 상업적인 영향력도 갖고 있었다. 이들이 표현한 음악은 80년대 후반 록을 지배하게 되는 아레나 록(arena rock)과 팝 메틀의 토대 위에 생성된 선구자 격인 것이었다. 그러나 데뷔 초기의 키스는 그들의 화려한 무대쇼와는 달리 별 주목을 끌지 못한 언더그라운드 밴드였을 뿐이었다. 뉴욕에 기반을 둔 하드록 밴드 위크드 레스터(Wicked Lester)의 멤버였던 진 시몬스(Gene Simmons, 베이스·보컬)와 폴 스텐리(Paul Stanley, 리듬 기타·보컬)는 밴드 해체 후 광고를 통해 피터 크리스(Peter Criss, 드럼·보컬)와 에이스 프렐리(Ace Frehley, 기타·보컬)를 모집했고, 73년 맨하탄에서의 공연을 기점으로 그룹을 출범하게 된다. 74년 셀프 타이틀의 데뷔 앨범을 비롯해 75년 4월까지 3개의 앨범을 더 발표하고 미국 순회공연을 했지만 초기에는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록계 언론들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75년 가을에 발매된 [Alive!]가 앨범 차트 10위에 오르고 \\'Rock\\'N\\'Roll All Nite\\'가 싱글 차트 12위에 오르면서 키스는 로큰롤 수퍼스타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뒤이은 [Destroyer](76)는 그룹의 첫 플래티넘 앨범이 되었으며, 피터 크리스의 강력한 발라드 \\'Beth\\'를 톱텐에 올렸다. 1977년 갤럽 조사에서 미국 최고의 인기 그룹이 된 키스는 키스 마니아들의 엄청난 구매력에 힘입어 마블 만화의 주인공으로서 두 권의 만화책을 출판하게 되었고, 회전당구 기계, 화장품, 마스크, 보드 게임에도 캐릭터 상품화되었다. 심지어 생방송 TV 무비인 [Kiss Meet the Phantom of the Park]에까지 출연하며 전성기를 맛보았다. 78년 멤버 각자가 같은 날에 솔로 앨범을 출반하기도 한 이들은 79년 [Dynasty]로 다시 한번 플래티넘을 기록하며 오리지널 라인업의 레코딩을 마쳤다. 80년 원년 멤버 크리스가 밴드를 탈퇴한 뒤 에릭 카(Eric Carr)를 영입하여 발매한 [Kiss Unmasked](80)는 플래티넘을 기록하며 예전의 명성을 유지시켜주었다. 하지만 뒤이은 [Music From the Elder](81), [Creatures of the Night](82)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했고, 초기 멤버인 에이스 프렐리가 그룹을 탈퇴하는 등 밴드는 침체기에 접어든다. 이에 변화의 필요성을 느낀 키스는 요란한 치장을 벗고 [Lick It Up](83)을 발표, 이들의 변화에 대한 팬들의 호의적인 반응에 힘입어 4년만에 다시 플래티넘을 기록했다. 84년 [Animalize] 이후 꾸준히 베스트 셀링 앨범을 발매한 키스는 90년 히트 발라드 \\'Forever\\'로 다시금 인기의 정점을 이루었고 92년 [Revenge]로 골드를 기록했다.